[원심판결]

원심판결은 다음의 이유로 피고의 처분은 위법이라고 제시했다. 즉 원고가 당초의 설계도 및 시방서에 따르지 아니하고 시공한 위 ①, ②, ③의 각 부당시공부분에 있어서는 당시 건축경기의 호황으로 인하여 자재구득이 어려웠던 사정, 부당 시공된 부분이 전체공사의 규모에 비추어 극히 경미하여 대체시공한 재료의 금액이 당초 설계상의 재료의 금액에 비하여 결코 적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고 ④의 우물공사의 대금횡령은 원고 회사의 현장책임자의 교체에 따른 착오에 기인한 것임이 인정됨으로, 비록 원고에게 위와 같은 시공상의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부정한 공사를 하려는 원고의 고의에 기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하여, 피고 지사의 처분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피고는 상고했다.

[대법원판결]

대법원은 원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즉 살피건대, 예산회계법, 제70조의18, 동시행령 제89조 1항 1호에 의하면『계약이행에 있어서 고의로 공사 또는 제조를 조잡 또는 부당하게 하거나 건물의 품질, 수량에 관하여 부정한 행위가 있을 때에는 6월이상 3년이하의 기간을 정하여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기왕에 계약이행 등에 있어 부당한 행위를 하여 국가에 대하여 유형, 무형의 손해를 끼친자에 대하여는 그 제재로서 일정기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고 있는바, 여기에서『고의』라 함은 계약조건에 적합하지 않음을 인식하고도 공사를 조잡하게 하는 것을 말하며, 반드시 부정한 이익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한것임을 불문한다 할것이나, 원심이 인정하는 바와 같이, 위 공사의 시방서 및 설계상에 각실문의 불넘기를 방지하기 위하여 불연자재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고 회의실의 방음을 위하여 방음 및 흡음자재를 사용토록 되어 있으며, 천정이 처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시공방법이 정하여져 있는데도, 원고가 그 시방서 및 설계상의 재료와 방법에 의한 시공을 하지 아니하여 그 설계상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부당한 공사를 하였다면 그것이 비록 당시 자재품귀로 인한 것이고, 원고가 부정한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설계의 변경 등 사전조치가 없는 이상, 원고가 그것이 계약내용, 조건이 적합하지 않는 시공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또 고의로 부당공사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할것이고, 또 그 부당시공한 부분도 그 공사내용으로 볼 때 지엽적인 경미한 공사 부분이라고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위에서 본 원심의 설시 사정만으로 원고의 위 부당시공이 고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한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